티스토리 뷰

아기 머리에 숨구멍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천문을 말하는데 이곳으로 실제로 숨을 쉬는 것은 아닙니다. 태어날 때 산도를 빨리 빠져나올 수 있게 해 주고, 태어난 후에는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위험으로부터 아기의 뇌를 보호해줍니다.

 

잠자는 아기

아기 머리에 움푹 들어간 곳

아기의 머리는 여러 개의 뼈가 모여 있습니다. 신생아 때에는 이 뼈들이 아직 완전히 결합하지 않아서 틈새가 벌어져 있습니다. 이 틈새를 바로 천문이라고 합니다.

 

이는 아이가 태어날 때 산도를 쉽게 빠져나오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생후 18개월까지는 뇌 용량이 급속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뇌가 들어갈 공간을 마련하고자 머리뼈가 완전히 닫히지 않고 틈새가 벌어져 있는 것입니다.

대천문과 소천문

이렇듯 아기 머리 정수리에 있는 천문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합니다. 천문은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정수리 앞쪽에 있는 마름모꼴 부분을 대천문, 뒤쪽의 삼각형 부분을 소천문이라고 합니다.

 

대천문은 신생아 때 약 2cm, 6개월쯤에는 약 2.5cm, 10~12개월에는 1cm가 되며 14~18개월 때 완전히 닫히게 됩니다. 간혹 2년이 넘어서 닫히는 아기들도 있습니다. 소천문은 대천문보다 훨씬 일찍 닫히는데 대게 생후 6~8주면 완전히 닫히게 됩니다.

 

대천문과 소천문 모두 두피로 덮여 있고, 만져보면 물렁물렁합니다. 따라서 천문에 충격이 가지 않게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아기 머리에 숨구멍이 있다고 하는 이유

아기의 대천문을 숨구멍이라고 하는 것은 평소에 아기가 숨을 쉴 때 함께 오르락내리락하며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머리로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아기가 울거나 혹은 대변을 보면서 몸에 힘을 주면 볼록 솟아오르기도 합니다.

대천문으로 아기의 건강 상태 파악

이 대천문은 아기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대천문이 함몰되어 있으면 탈수증이나 영양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너무 튀어나와 있다면 뇌종양, 수두증, 뇌수막염 등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만일 대천문이 너무 일찍 닫힌다면 염색체 질환이나 소두증을 의심할 수 있고, 너무 늦게 닫힌다면 수두증이나 구루병이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갓 태어난 신생아의 두상

아기 머리는 대천문이 있어서 머리 모양이 완전하게 굳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태어날 때 산도를 어떻게 빠져나오느냐에 따라서 머리의 형태가 길쭉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왕절개를 한 아기보다 자연 분만을 한 아기의 머리가 더 뾰족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의 모습이 생각만큼 예쁘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했어도 아기 머리가 길쭉한 걸 보면 어느 엄마든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영화 속에 나오는 외계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하루 이틀이 지나면 본래의 모양으로 되돌아옵니다. 비단 머리뿐만 아니라 갓 태어난 아기는 산도를 빠져나오느라 얼굴이나 엉덩이 등에 상처가 나기도 하고, 피가 맺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특별하게 치료를 하지 않아도 금방 괜찮아집니다.

 

아기의 머리 모양은 자라면서 많이 바뀝니다. 어떻게 눕히느냐에 따라, 잠을 얼마만큼 자느냐에 따라 엄마들이 좋아하는 예쁜 짱구 모양이 되기도 하고, 뒤통수가 납작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머리 모양과 성장 발달과는 별 관계가 없으니 머리 모양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머리의 부종은 함부로 건드리지 말자

간혹 갓 태어난 아기의 머리에서 말랑말랑한 부종이 만져질 때가 있습니다. 이는 아기가 뱃속을 빠져나올 때 머리에 가해진 압박으로 인해 부종이 생긴 것입니다. 흔히 산류라고 하는데, 이것은 2~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없어집니다.

 

산류 말고 두혈종일 수도 있습니다. 두혈종이란 골막과 두개골 사이에 피가 고인 것을 말합니다. 출산 진통이 길었을 때 많이 생기게 됩니다. 이 역시 산류와 마찬가지로 질환이 아닙니다. 하지만 산류와 달리 몇 개월 동안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별다른 처방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행여 부종을 없애겠다고 무리하게 누르거나 찜질을 해서는 안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는 증상이니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그저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면 됩니다.

아기 배냇머리와 머리숱의 관계

태어날 때 가진 머리를 배냇머리라고 하는데 옛날 어른들은 이 배냇머리를 전부 깎아줘야 머리숱도 많아지고 윤기가 흐른다고 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들을 보면 머리카락이 까맣게 윤이 나는 아기도 있고, 숱이 적어 대머리처럼 보이는 아기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배냇머리를 빡빡 민다고 해서 머리숱이 많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배냇머리는 백일 전후부터 돌이 될 때까지 전부 빠집니다. 돌이 지나면 진짜 머리카락이 생기죠. 이때 머리 색깔이 변하기도 하고 숱도 달라지게 됩니다. 배냇머리가 한참 빠질 때 엄마들이 대머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데, 배냇머리가 빠지면 곧 새 머리카락이 나오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배냇머리가 있을 때 머리카락 안에 딱지가 앉기도 합니다. 이는 신진대사가 활발한 나머지 지루성 피부염이 생긴 것입니다. 크림이나 오일을 발라준 다음 가제 수건으로 닦아주면 잘 떨어지므로 특별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1. 아기 지루성 피부염 증상과 치료 방법

또한 머리에 태지가 남아 비듬처럼 보일 때도 있는데 이것도 곧 없어지므로 그냥 놔두도록 합시다.